아름다운 글 모음 #1

written by 뻬호
좋은 글· 2017. 6. 8. 18:00

「보면 볼 수록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


이 봄에는

가난한 이들의 골목골목마다

따뜻한 소식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빈 둥지마다 맑은 심지 돋우며

별들이 실하게 차오르고

외롭고 힘든 일들로 밤이면 밤마다

가슴에 비질하는 이들에게

푸른 새벽이 부리나케 달려갔으면 좋겠습니다.


벌판을 지나온 그림자들이

아직은 추운 하늘에서 비척일 때

또박또박 눌러쓴 편지들이

따뜻한 날들의 희망을 들먹거리고

추신을 덧붙인 사연들이

서로의 젖은 어깨에 당도해서

고운 노래가 되는 그런 날들이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 봄에는

젖은 발자국과도 운명처럼 어울려

꽃처럼 한 세상 터져우는 그런 사랑

그런 손해보는 사랑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비가 내립니다.

하루 종일 그리움만 돋아나고 있습니다.

기도하는 동안 풍경이 한 자나 더 깊어진 듯 싶습니다.


양형근의 봄의 기도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자연의 하나처럼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서둘러 고독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고

기다림으로 채워간다는 것입니다.

비어 있어야 비로소 가득해지는 사랑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평온한 마음으로 아침을 맞는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은

몸 한 쪽이 허물어지는 것과 같아

골짝을 빠지는 산울음소리로

평생을 떠돌고도 싶습니다.

그러나 사랑을 흙에 묻고

돌아보는 이 땅 위에

그림자 하나 남지 않고 말았을 때

바람 한 줄기로 깨닫는 것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 사는 동안 모두 크고 작은 사랑의 아픔으로 

절망하고 뉘우치고 원망하고 돌아서지만 

사랑은 다시 믿음 다시 참음 다시 기다림 

다시 비워두는 마음으로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랑으로 찢긴 가슴은 

사랑이 아니고는 아물지 않지만 

사랑으로 잃은 것들은 

사랑이 아니고는 찾아지지 않지만 

사랑으로 떠나간 것들은 

사랑이 아니고는 다시 돌아오지 않지만


비우지 않고 어떻게 우리가 

큰 사랑의 그속에 들 수 있습니까 

한 개의 희고 깨끗한 그릇으로 비어 있지 않고야 

어떻게 거듭거듭 가득 채울 수 있습니까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평온한 마음으로 다시 기다린다는 것입니다.


도종환의 접시꽃 당신 중에서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당신의 눈길은

나만 보게 하시고

당신의 머리는

나만 생각하게 하시고

당신의 손은

나만 어루만지게 하소서.


당신의 가슴은

나만 품게 하시고

당신의 두 귀는

나의 소리만 듣게 하시고

당신의 코는

나의 살내음만 맡게 하소서.


그러면 난

당신의 두 가슴 사이에 얼굴 묻어

평생 지워지지 않는

영원한 사랑 심어 드리리다.


그대 내 사랑이여

내 사랑의 욕심

얼마나 큰지

당신도 아시겠지요.


김정래의 사랑의 욕심



멀리서 보아야 아름다운 사람이 있다

운무가 내리는 산처럼


가까이서 보아야만 아름다운 사람이 있다

정원에 가득 피어난 꽃처럼


멀리서 보면 바다가 되는 사람이 있다

넓고 큰 품으로 세상시름 안아주는 사람


가까이서 보면 산이 되는 사람이 있다

거기 산이 있어 희망언덕이 되는 사람


멀리서 느껴야 향기로운 사람이 있다

바람에 실려 온 백합향기처럼


가까이에 있을 때 향기로운 사람이 있다

뜰에 핀 들국화처럼


멀리서 보아야 아름다운 사람이 있다

오색무지개 세상 가을 산처럼


가까이서 보아야만 아름다운 사람이 있다

연둣빛 싱그러움 풀풀대며 돋아나는 새싹처럼


멀리서 바라보면 아름다운 풍경이 되고

가까이서 바라보면 맑은 물의 깊이를 알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그립다


멀리서도 향기로운 사람

가까이에서는 더 향기로운 사람

추운겨울 지나도 변치 않는 들꽃 같은 사람의 향기

그런 사람이 그립고 그립다


오순화의 그대의 이름을 부르면 중에서 참사람



 마음에도 4계절이 있는지 추운겨울을 지나 봄을 맞이하면 얼어있는 마음이 녹아 내리기 마련입니다. 언땅에 씨앗을 심지 못하는 것처럼 마음도 녹아 여유가 있어야 사랑도 심을 수 있습니다. 사랑을 사랑으로 덮기 보다는 새로운 사랑의 싹을 틔우는 방법을 선택한다면 충실한 사랑을 할 수 있습니다. 사랑을 시작할 때는 세상이 아름다워 보입니다. 꼭 기억하세요. 그리고 간혹 사랑을 키워가다 어려움이 닥친다면 온 세상이 내 세상이었던 때를 떠올려 보세요. 영원히 사랑할 수 있다는 희망과 믿음으로 산다면 없던 행복도 새롭게 피어나게 될 거에요. 사랑을 하세요.



아름다운 글 모음 Se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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