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게 가장 큰 희망이지만 가장 큰 아픔이기도 했다.」
봄은 시속 구백 미터로 오고,
벚꽃은 초속 오 센티미터로 떨어진다.
사랑은 빛의 속도로 온다.
황경신의 '밤 열한 시'중에서
내 마음을 받아달라고
밑구녁까지 보이며 애원했건만
네가 준 것은
차와
동정뿐,
내 마음은 허겁지겁
미지근한 동정에도 입술을 데었고
너덜너덜 해진 자존심을 붙들고
오늘도 거울 앞에 섰다.
봄이라고
개나리가 피었다 지는 줄도 모르고
최영미의 '서른, 잔치는 끝났다'중에서 '차와 동정'
꽃길을 걷지 않아도 꽃 향기가 났고
어둠이 와도 주변이 밝았다.
하루의 기분은 너에게 달려있었고
세세한 감정의 폭도 네가 결정했다.
널 이렇게 좋아했으니
우리가 이어지지 못한 것이 당연하다.
비가 누굴 사랑한다면, 적시는 일밖에 할 수 없어서
중력이 누굴 사랑한다면, 끌어내리는 일뿐이어서
이현호의 '라이터 좀 빌립시다'중에서 '외눈이지옥나비로 생각하기'
너를 처음 보았을 때
저만치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너를 바라보는 기쁨만으로도
나는 혼자 설레였다.
다음에 또 너를 보았을 때
가까워질 수 없는 거리를 깨닫곤
한숨지었다. 너를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생각했는데 어느새 내 마음엔
자꾸만 욕심이 생겨나고 있었던 거다.
그런다고 뭐 달라질 게 있으랴.
내가 그대를 그리워하고 그리워하다
당장 숨을 거둔다 해도
너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냉랭하게 나를 내려다볼 밖에.
내 어둔 마음에 뜬 별 하나.
너는 내게 가장 큰 희망이지만
가장 큰 아픔이기도 했다.
이정하의 '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중에서 '저녁별'
해지자 날 흐르더니
너 그리움처럼 또 비 내린다
문 걸고 등 앞에 앉으면
나를 안고도 남는 너의 애정
유치환의 '유치환의 시선'중에서 '밤비'
나도 당신처럼 시를 섬기며 살겠습니다.
그러니 걱정 마세요.
부끄럽지 않게 봄을 보낼 겁니다.
그리고 행복하게 다음 계절을 기다리겠습니다.
최승호의 '영원한 귓속말'중에서 윤진화의 '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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