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생산에 큰 도움이 되지만 인간에게 치명적인 그놈.」
IAEA의 INES 원자력 사고 레벨
국제 원자력 기구가 정한 원자력 사고 척도인데, 제일 낮은 0부터 제일 높은 7까지로 구분된다.
일단 레벨 0부터 보자.
레벨 0
그냥 아무 일 없는 평상시를 말한다.
레벨1
뭔가 이례적인 사건이 터졌다. 아직은 큰 문제가 안되지만 여기서부터 뉴스를 타기 시작한다. 2004년에 일본 미하마 원자력 발전소에서 발생한 증기 누출 사고가 레벨 1의 좋은 예다. 5명이 죽고 6명이 부상당했다. 인명 피해가 제법 있었지만, 방사능에 의한 사고가 아니라 냉각수 증기에 의한 사고라 레벨 1로 분류된다.
레벨2
뭔가 문제가 생겼다. 점점 심각해지는 상황.
레벨3
중대한 이상이다. 1명 이상이 방사능에 피폭당했다. 대표적인 사건으로는 영국 셀라필드 원자력 단지의 THORP 재처리 공장의 폐액 누출 사건이 있다. 우라늄 19톤, 플루토늄 160kg이 누출되었다. 플루토늄 1.5kg이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데.. 미친듯-_-;; 레벨 3이 이정도인데 레벨 7은 대체 어떻길래?? 누출양은 엄청나지만 시설에 손상이 없는 문제라 레벨 3이다.
레벨4
시설 내의 위험을 수반한 사고이며, 1명 이상이 방사능 피폭으로 사망했다. 아주 약간의 방사능이 주변 지역으로 새나갔으며, 이때부터 주변 지역에 대한 경고가 내려진다. 이런 사고는 엄청 많은데, 영국 셀라필드 원자력 단지내의 재처리 공장에서 발생한 5건(!)의 사고와 1999년에서 일본에서 발생한 도카이 촌 누출 사고가 있다. 도카이 촌 누출 사고는 인부들이 안전 과정을 무시하고 우라늄 분말을 붓다가 임계 질량을 초과해서 연쇄 반응이 일어난건데, 세명의 인부들중 두명이 죽었다. 호머 심슨이 따로 없다. 이건 뒤에서 따로 다루겠다.
레벨5
시설 바깥으로의 위험을 수반한 사고이며, 방사능이 외부로 유출되어 피난을 시켜야 하는 상황, 원자로 격벽의 일부가 파손된 상황이다. 여기서부터 멜트다운 시작이다. 미국의 스리마일 섬 원자력 발전소 사고와 영국 윈드스케일 화재가 여기 포함된다. 윈드스케일 화재때는 원자로 안에 불이 났고, 냉각팬을 가동시켜서 방사능에 쩔어있는 물질들이 굴뚝을 타고 공기중으로 퍼져나갔다. 이때 유출된 방사성 물질이 750조 베크렐에 달한다고 한다. 공기를 들이마시기 무서울 지경이다.
레벨6
대사고.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대량 누출되었다. 사고 지점에서 신속하게 대피하지 않으면 죽는다. 구소련의 키시팀 사고가 여기 포함되는데.. 주변 800제곱km의 땅이 오염되었고, 주민 47만명이 피폭되고, 2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것 역시 뒤에서 따로 적겠다. 원래는 이 키시팀 사고 하나만 레벨 6이었는데, 이번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레벨 6에 올랐다. 그리고 현재 진행중이다-_-;;
레벨7
심각한 사고. 광범위한 지역에 방사능 물질을 누출시켜 엄청난 재앙이 일어났다. 절대로 일어나면 안되는 사고. 그 유명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여기 유일하게 포함된다.
체르노빌
1986년에 구소련.. 그러니까 우크라이나에 있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서 원전이 정지하는 사태를 가정한 실험이 진행되었는데, 이때 ECCS(비상 노심 냉각장치)를 끄고 진행하다 사고가 나버렸다. 증기 폭발이 일어나고, 원자로의 콘크리트 천장을 날려버리는 동시에 1200경 베크렐 가량의 방사성 물질이 공기중으로 뿜어져나갔다. 이때 누출된 방사성 물질의 총량은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400배에 달한다고 한다-_-;; 대량의 물을 뿜어 화재를 진화했지만, 물이 증발하여 대폭발이 일어나버렸다. 헬기 100여대로 원자로 상공을 지나며 붕소, 돌로마이트, 납, 진흙, 모래 등을 뿌렸고, 결국에는 9일만에 화재 진압에 성공한다. 그리고 불도저로 집과 건물을 무너뜨리고, 방사능에 오염된 동물도 사살하여 구덩이에 묻은 다음, 콘크리트로 2m 이상 덮어버렸다. 오염된 원자로는 자유의 여신상이 그대로 들어갈만한 거대한 석관을 씌워 밀폐해버렸는데, 이게 2015년이면 수명이 다해 다시 씌워야한다-_-;
이 사건 이후로 체르노빌과 인구 5만의 프리피야트 시에서 사람들이 모두 떠나 잡초와 야생동물만 가득한 유령도시가 되었다. 주변의 숲은 방사능에 너무 많이 노출되어 나무들이 빨갛게 죽어버렸다. 일명 '붉은 숲'. 벨로루시와 러시아는 소아 갑상선암 발생 비율이 급격하게 증가하였고, 이 사고 낙진의 80%가 벨로루시에 떨어져서 국토의 33%(남한의 반 이상 크기)가 방사능 오염으로 출입 금지가 되어있다.
이건 세계 최대의 헬기인 MI-26 헤일로인데, 체르노빌 원전 사고때 원자로 상공을 지나며 화재 진압을 했던 기종이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에 방사능에 쩔어있던 이 헬기 100여대를 땅속에 파묻어버렸다고 한다. 그리고 당시 자료 사진이 거의 없는데, 지면에서 올라온 방사능에 의해 필름들이 다 타버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게 그나마 온전히 남은 사진이다. 상공에서 찍어서 필름이 타버리지 않았다고.
결과적으로 방사선 피폭에 의해 56명이 사망했고, 고도 방사선에 피폭된 사람은 20만명이 넘고, 이중 25000명 정도가 사망한걸로 알려져있다. 그린피스는 이 사건으로 인해 20만명이 사망했다고 집계하고 있으며, 지금도 발전소 주변 지역은 모두 출입 금지 구역이다. 고르바쵸프의 말에 의하면, 이때 피해 복구 비용이 거의 소련 국가 예산 전체에 해당할만큼 컸고, 구소련의 붕괴를 일으킨 직접적인 원인중 하나라고 단언하기까지 했단다. 이런 후덜덜한 사건이 레벨 7이고, 지금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레벨 6에 해당한다. 얼마나 심각한지 상상이 되는가?
하지만 다행이도 후쿠시마 원전은 체르노빌 원전과는 방식이 달라서 대폭발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 체르노빌은 감속재가 흑연이고, 후쿠시마는 물인데.. 체르노빌때는 흑연에 불이 붙어 방사능 물질을 많이 뿌려서 그렇게 심각했다 한다. 여튼..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편서풍 지대에 속해 방사성 물질이 날아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 만에 하나 낙진이 바다에 떨어져 해류를 타고 미국과 캐나다 등을 위협할수는 있지만, 동해와 남해의 해류 방향은 일본쪽을 향하고 있기에 큰 걱정은 안해도 되겠다. 뭐 자연은 우리에게 유리한 셈이지만, 앞으로 어떤 일이 더 일어날지 확정 지어 말하기엔 힘든 법이다. 일본 역시 도저히 상상도 못할 엄청난 재해를 맞았으니.. 우리나라 원전은 좀 안전하려나 모르겠다. 방식상 후쿠시마의 그것보다는 안전하다던데.
여튼, 여기까지 레벨 7의 체르노빌에 대해 알아봤는데.. 레벨 6의 키시팀 사고를 포함하여 구소련 마야크 재처리 공장에서 발생한 여러가지 사고에 대해 알아보자.
마야크 재처리 시설 사고들
소련은 키시팀 시 근처의 '마야크 핵연료 재처리 공장'을 운영하며 플루토늄을 생산했는데, 요즘에는 상업용 원자력 발전소에서 발생한 핵연료의 재처리를 하고 있다. 이 시설이 거의 방사능에 쩔어버릴 정도로 많은 사고가 발생했다.
- 1948년 12월에 운전 개시.
- 1949년 시설 설계 잘못 탓으로 다수의 피폭자 발생.
- 1957년 4월에 사고가 나서 5명의 피폭자 발생, 1명 사망.
- 1957년 9월에 키시팀 사고 발생. 47만명 피폭.
- 1958년에 사고가 나서 피폭자 4명중 3명 사망, 나머지 한명은 시력 상실.
- 1967년 폐기물을 묻어둔 근처의 호수가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내자 고준위 폐기물이 바람에 날려 근처로 퍼짐. 40만명 피폭.
- 1968년 임계 사고 발생. 1명 사망
이게 환장하는게, 마야크 핵연료 재처리 공장에서 발생한 방사능 폐기물을 아주 지랄맞게 관리했다. 처음에는 전용 저장 시설을 사용했는데, 용량이 초과되자 인근의 데차 강에 흘려버렸다-_-; 초기부터 3~4년동안 이짓을 하다가, 강 주변이 방사능 오염으로 초토화되자 고준위 방사능 폐기물을 근처의 카라차이 호수에 버린다. 이 호수는 다른 강과 연결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폐기물이 누출되지 않을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아 참고로 고준위 폐기물만 이 호수에 버린거고, 중저준위 폐기물들은 계속 강에 버려왔다. 1956년까지-_-;;
그 유명한 레벨 6 키시팀 사고의 경우, 이 카라차이 호수에서 일어난 일이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처음엔 강에 버리고, 나중에는 호수에 버리다가.. 호수에 저장 시설을 만들어서 보관하기 시작했는데.. 여기에 쌓여있는 고준위 방사능 폐기물의 양은 무려 70톤에 달한다. 근데 이게 어느날 터져버린것이다.(냉각장치 이상 추정) 이로 인해 최대 185'경' 베크렐의 방사능 물질이 누출되었고, 바람을 타고 주변으로 퍼져버려 800제곱km에 달하는 땅이 방사능에 오염되었다. 1만명이 피난을 시작했지만 47만명이 체르노빌의 4배에 달하는 방사능에 피폭되고, 최소 200명 이상이 피부가 벗겨지고 암에 걸려 사망했다.
카라차이 호수에 버려진 고준위 방사능 폐기물들은 비만 내렸다 하면 사방으로 흘러넘쳤고, 1967년에 가뭄이 들어 호수가 말라버리자 방사능 폐기물이 바람을 타고 주위에 퍼져 지역 전체가 지옥이 되어버렸다. 이 호수는 현재 콘크리트로 매립되어 있으며, 지구상에서 가장 오염된 지역으로 알려져있다. 체르노빌 사건때 온천지에 유출된 방사성 물질이 한 호수에 모여있는 셈이다. 호숫가 근처에 5분만 서있어도 치사량수준의 방사선을 맞으며, 1시간 서있으면 그날 바로 죽는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이 호수의 방사능 폐기물이 지하수와 닿아 강을 타고 바다로 누출될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다. 진짜 후덜덜하다. 이런 헬 오브 지옥이..
오늘날의 카라차이 호수
이 뿐만 아니라 1968년에도 황당한 사고가 생겼다.
재처리 시설에서 액체 플루토늄을 용기에 담는 작업을 하다가, 약간 흘렸는데.. 사람들이 용기가 작다고 생각하고 60리터짜리 용기를 가져와 들이 붓기 시작. 이걸 대용량 용기에 붓다 보니 임계량이 초과되어 연쇄 반응이 시작되었다. 빛과 열이 발생하자 혼비백산한 사람들은 방 밖으로 탈출하고 지하로 대피했는데, 그중 한명이 수습을 위해 건물로 돌아갔다. 임계 사고의 경우 연쇄 반응을 멈추는걸 최우선으로 해야한다. 근데 이 양반은 멋대로 방사능이 가득찬 방에 들어가 플루토늄 용액을 배수구에 버려버렸다. 결국 더 큰 연쇄 반응이 일어나 치사량의 4배에 달하는 방사능에 피폭되어 한달 후에 사망. 이 사람은 1994년 다윈상을 수상했다. 참고로 다윈상은 어이없고 한심하게 죽은 사람을 골라 수상자를 선정한다. 그 해 1994년에 공동 수상한 사람은 공짜로 음료수 마시려다 자판기에 깔려죽은 사람이다-_-;
여튼.. 마야크 재처리 시설 근처 민간인 출입 가능 구역에서도 엄청난 방사능이 검출되고, 근처에서 재배한 야채도, 데차 강에서 잡힌 물고기도 엄청난 방사능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사람이 어떻게 아직까지 살고 있나 무시무시하다. 여기까지가 구소련 마야크 재처리 시설에 있었던 주요 사건 요약이고, 영어 좋아하시면 이것도 읽어보라. 중요한것만 간추린 자료인데 엄청 많다-_-;
해리 K 더그힐란의 벽돌 사건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가한 미국의 물리학자인데, 1945년 8월 21일 미국의 로스 앨러모스 국립 연구소에서 실험에 쓰일 텅스텐 카바이드 벽돌을 나르고 있었다. 이 벽돌은 중성자 반사재로, 플루토늄을 이용한 실험에 쓰일 예정이었다. 그런데 그 벽돌이 우연히 6.2kg짜리 플루토늄-갈륨 합금 덩어리 위를 통과하자 경보장치가 울렸다. 벽돌을 다른 곳으로 치웠지만, 운 나쁘게도 그 벽돌이 플루토늄 위로 떨어졌다-_-;; 분명히 임계질량 미만의 플루토늄 덩어리였으니 원래대로라면 아무 일도 없어야 하겠지만, 벽돌이 중성자 반사재 역할을 했기에 핵 연쇄반응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재빨리 벽돌을 치웠으나 이미 때는 늦었고, 5.1시버트의 피폭을 당한 그는 28일 후 사망했다. 벽돌 하나 잘못 떨어뜨렸다고 죽은 것이다.
루이스 슬로틴의 드라이버 사건
캐나다의 물리학자인데, 미국의 맨하탄 프로젝트 등에도 참여했었다. 로스 앨러모스의 원자력 연구소에서 일하다가 엄청난 사고가 터져버렸다. 1946년 5월 21일, 슬로틴과 동료 7명이 반구형 플루토늄 덩어리 2개를 합치는 실험을 하고 있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두 덩어리를 붙였다가 재빨리 떼어내는 것이었는데.. 중간에 끼워놨던 드라이버(!)가 빠져서 플루토늄 덩어리가 붙어버린 것이다. 임계량이 초과된 플루토늄 핵분열 연쇄반응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원래대로라면 이걸 드라이버로 재빨리 떼어내면 되는데, 드라이버가 없어지니 문제. 곧바로 방안의 공기가 이온화되며 푸른 빛과 열기가 휩쓸기 시작했다. 안에 있던 8명 모두 죽은 목숨인것 이다.
실험 과정 재연
이때 슬로틴이 위에 있던 플루토늄 덩어리를 맨손으로 붙잡아서 바닥에 던졌다. 연쇄 반응이 중단되고 동료 과학자들은 목숨을 건졌는데, 슬로틴 자신은 21시버트라는 어마어마한 방사능 피폭을 당했다. 참고로 1시버트 이상만 피폭되어도 죽을 수 있다. 그는 건물에서 나오자마자 구토를 하기 시작했고, 곧바로 동료들과 함께 병원으로 실려갔다. 동료들은 모두 살아났지만 그는 살아날 수 없었고,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는 9일 후에 죽음을 맞이했다. 이 사건은 처음에는 군 시설에서 일어난 일이라 기밀취급을 받았지만, 얼마 안 가 세상에 알려졌으며 사람들은 그를 영웅으로 칭송하게 되었다.
이 일련의 두 사건을 겪고 나서야 미국 놈들은 사람 손으로 실험하는걸 포기하고 핵 물질을 다룰때는 기계를 사용하게 되었다. 징한 놈들. 호머 심슨같은 경우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_-;
도카이 촌 누출 사고
(혐짤 주의) 1999년 일본 도카이 촌 핵연료 가공시설에서 임계 사고가 있었다. 원래는 이산화 우라늄 분말을 초산에 녹여서 잘 섞은 다음 조금씩 조금씩 침전조에 부어야하는데.. 절차 쌩까고 그냥 침전조에 무식하게 들이부어버렸다. 이게 계속 누적이 되다가.. 우라늄의 양이 16kg을 초과해서 임계점을 돌파해버렸다. 결국 연쇄 반응이 시작되서 일하던 인부 3명 왕창 피폭되었고 2명이 죽었다.
이 사건 발생 후 쓰러진 작업자들을 구하기 위해 소방관들이 출동했는데, 미칠듯한 노릇이.. 신고자가 소방관들에게 방사능 누출에 대한 이야기를 안한 것이다. 그래서 소방관 3명도 피폭되었다. 사고 발생 한시간 후에나 중앙에 보고가 되었고.. 사건 발생후 4시간 30분 이후에나 주민 대피가 시작되었다. 당시에 반경 500m 이내에 100가구 이상이 거주중이었다. 인간적으로 너무하다-_-;
연쇄 반응을 멈추게 하기 위해 침전조의 냉각수를 빼야하는데.. 방사능이 너무 강해서 몇분만 일하고 밖으로 대피해야했다. 작업 끝에 망치로 파이프를 아예 부수고 가스를 주입해서 냉각수를 다 빼내고.. 붕산수를 침전조에 주입하고서야 연쇄 반응이 마무리 되었다. 사건 이후 해당 공장은 폐쇄, JCO 관련자 6명은 집행유예, JCO에는 100만엔의 벌금이 선고되고 회사가 문을 닫았다. 그리고 일본은 다른데다 새 공장을 만들어서 가동시켰다-_-a
방사능에 피폭되면 염색체가 파괴되어 세포가 새로 생성되지 않는다. 처음 피폭되었을때는 아무 이상 없는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피부가 벗겨져나가고, 장의 융털이나 점막 같은게 다 벗겨져나간다. 대장에 피가 가득차고, 몸의 모든 구멍으로 피를 흘린다. 안에서부터 망가지는 것이다. 사진은 아마 이 사건때 피폭된 3명의 인부중 한명인 오우치 히사시씨인것 같은데, 81일만에 사망했다. 치료 기록은 이 링크 참조. 안전 불감증이 빚어낸 엄청난 사고인 것이다.
고이아니아 사고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가장 쇼킹한 사고다.
1985년, 브라질 고이아니아 지방의 한 암 전문 의료원이 새 건물로 이전을 했는데, 법적 분쟁이 발생하여 철거가 지연되었다. 법원에서는 시설을 철거하지 못하게 해서, 방사선 암 치료기를 낡은 건물에 놓고 일단은 떠날 수 밖에 없었다. 기계에 들어있는 염화 세슘은 몹시 위험한 물건이라 경비원을 붙여서 지키도록 하였는데, 1987년 9월 13일, 이 경비원이 무단 결근을 한 것이다. 시작부터 불길하다.
이날 주위에 살던 아우베스와 파헤이라라는 두 젊은놈이 난입해서 문제의 의료 기기를 발견하고, 돈이 될까 싶어서 이걸 뜯어서 집으로 가져갔다. 기기를 해체하다가 주먹보다 약간 작은 크기의, 염화 세슘이 봉인된 캡슐을 꺼냈는데.. 캡슐에서 나온 감마선의 영향으로 구토, 설사 등의 방사능 피폭 증세를 보였지만 뭘 잘못 먹었나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캡슐을 해체하며 증세가 더욱 심해지자 인근의 동네 병원을 찾았지만, 의사는 상한 음식을 먹어서 생긴 알러지 증상이라 진단했고.. 이 양반들은 며칠 후 기어이 캡슐을 부숴서 내부의 염화 세슘을 누출시키고 말았다.
밤에 캡슐 안에서 신비한 푸른 빛(체렌코프 현상으로 생긴 체렌코프 광)이 발산되는 것을 보고 신기하게 여긴 이들은 그것이 화약이라고 생각했으며, 문제의 캡슐은 25달러에 고물상 주인에게 팔아버렸다. 이 가루를 신기하게 생각한 고물상 주인은 이웃들을 초대해서 보여줬으며, 그 가루를 인근 친지들에게 나눠주었고, 그들 중 일부는 이걸 피부에 바르기도 했다. 심지어 그는 이 가루로 반지를 만들어 아내에게 선물할 생각까지도 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방사능 피폭 증세를 보여 병원을 찾았는데, 엉뚱하게도 이들은 열대성 질병으로 진단받아 실제로 열대병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이래서 동네 병원 믿으면 안된다. 이 가루 중 일부를 가져간 그의 형제는 이것을 자신의 6살짜리 딸에게 보여주었으며, 그녀는 그 가루 일부를 먹었고(!) 자기 엄마 마리아에게도 그 가루를 보여주었다.
약 보름 후, 주변 사람들이 동시에 아프기 시작한 것을 이상하게 여긴 마리아는 1987년 9월 28일에 문제의 가루 약간을 가지고 동물 병원에 갔으며, 수의사는 이걸 빨리 들고 시립 병원에 가보라고 충고했다. 마리아는 이걸 들고 버스를 타고 보건소에도 가보고 군병원에도 갔는데.. 이 와중에도 많은 사람들이 오염되어버렸다. 그리고 가루의 정체가 판명되자 곧바로 비상이 걸렸고, 브라질 정부 소속 원자력위원회의 전문가가 조사한 결과 8개 지구 25가구가 오염되었으며, 250여명이 방사능 피폭을 당했음이 밝혀진다.
*당시 이야기를 보도한 CNN 영상
도시 전체는 패닉에 빠졌고, 가루를 먹은 6살짜리 딸은 6시버트의 피폭을 당했으며, 10월 23일에 사망했다. 그리고 최초 신고자인 어머니 역시 5.5 시버트의 피폭을 당해 같은 날 사망했다. 현지 의료진들은 방사능을 두려워하여 그녀에게 다가가지 않았으며, 시체는 납으로 된 무게 600kg 이상의 관에 밀봉되었다. 장례식장에서는 방사능의 공포에 질린 수많은 사람들이 "도시 안에 그걸 묻으면 안 된다."며 돌을 던졌다고 한다.
고물상의 고용인으로 일하다가 문제의 가루를 의료장비에서 꺼냈던 양반은 4.5시버트의 피폭을 당하고 10월 27일에 사망, 고물상 주인은 5시버트의 피폭을 당하고 그 다음날 사망. 그리고 함께 캡슐을 파손했던 양반은 한쪽 팔을 절단해야했다. 방사능 오염 여부를 검진 받은 사람은 10만명이 넘었고, 이때 하필 체르노빌 사고가 터진지 1년밖에 안된 시점이라 방사능 공포가 극에 달해있었다. 약 250명에게 방사능이 검출되었으며, 절반 가까이 체내 방사능 오염을 당했고.. 20명의 환자가 입원 치료를 받았다.
12월 말까지 해당 지역의 건물 등을 부수고, 약 1m 깊이까지 파내어 오염 폐기물(토양과 건축자재 등등 뿐만 아니라 휴지에 지폐 등 모조리)을 각종 약품과 진공청소기까지 동원하야 수거했다. 그리고 위험물질들은 모조리 방사능 폐기물 처분장으로 옮겨졌다. 양이 무려 200리터 드럼으로 3,800드럼, 금속컨테이너 1,400개등 3,500 제곱미터의 오염된 물질이 수거되어 약 25km 떨어진 고이아니아 교외의 아바디아(Abadia) 임시 보관장소로 운반되어 보관되고 있다. 가장 오염이 심했던 폐품 해체 장소에서는 지상 1m의 높이에서 선량률이 시간당 2시버트에 달했다-_-;; 가까이 가면 죽는다.
방사능 물질을 바르고, 먹고, 반지를 만든다질 않나.. 들고 온 도시를 쑤시고 다니질 않나.. 아마 이게 제일 어이없는 사건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나저나 86년 근방에는 별의 별 일이 다 일어났었구나.
염화 세슘은 아니지만, 세슘의 폭발력은 아래 동영상을 참조. 재미로 보면 좋다.
여튼.. 뭔가 남의 글들을 짜집다보니 중구난방이 된 것 같은데.. 원자력 사고 레벨부터 해서 각종 사건 소개까지 다 마쳤다. 지금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레벨6으로, 세계 탑 3에 드는 사건이라 할 수 있는데.. 부디 더 커지지 않고 잘 마무리 되기를.. 오늘 오전 10시부터 자위대가 헬기로 물을 살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헬기들도 위에서 다룬 체르노빌 대사건때의 헬기 100여대처럼 작전이 끝난 후에 땅속 깊숙히 묻어버려야 할 것이다. 그 와중에 여러명이 피폭되고 방사능 질환으로 죽거나 고생할게 눈에 훤하다. 부디 더 이상의 피해 확산 없이 잘 끝나기를 바랄 뿐이다.
이종격투기 | 방사능의 무서움 (일부 혐오) - Daum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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