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서 나타나는 건강 신호

written by 뻬호
건강정보· 2017. 6. 15. 18:00

「조금 과로했다 싶으면 입 안에 병이 나요.」


피곤할 때면 제일 먼저 찾아오는 불청객이 바로 입병. 입술 주위에 물집이 잡히거나, 입안이 헐고, 혓바늘이 돋거나, 백태가 끼는 등 종류도 다양하다. 병원에 갈 정도로 큰 병은 아니지만 음식을 먹을 때마다 쓰라려서 견디기 힘들다. 흔히 나타나는 입과 입술 주위 질환, 원인 및 대책을 알아본다.



스물아홉의 직장여성 S씨에게는 어떤 산해진미도 그림의 떡이다. 몸이 조금만 피곤해도 어김없이 혓바늘이 돋고 입안이 헐기 때문. 혓바늘이 생기고 입안이 헐면 아무래도 음식을 먹는 것 자체가 힘들다. 봄철이라 몸이 꺼질 듯 나른하고 기운도 없는데 입병까지 나서 여간 짜증스러운 것이 아니다.


서른 초반의 교사 L씨도 비슷한 증상으로 고생이다. 학기초라 연일 신경을 썼더니 입안이 마르고 입술 주위에 물집이 잡혔다. 보는 사람마다 ‘일은 혼자 다 하는 것 같다’고 놀려 여간 난처한 것이 아니다.


입은 전신건강의 신호등이라 불릴 만큼 예민한 기관이다. 입술의 색이나 형태, 혀의 모양이나 색깔만 봐도 몸이 건강한지 아닌지 알 수 있다. 입은 우리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가장 먼저 손상받는 부위로, 입이 손상되면 몸으로 들어가는 세균을 거르지 못해 건강을 해치기 쉽다. 따라서 입에 병이 생기면 다른 질환이 생길 가능성도 커지는 것.


입과 혀는 음식물을 맛보고 말하는 것을 담당하는 기관. 동의보감에서 입은 비장(소화기)이 주관하고, 혀는 심장이 주관하는 것으로 본다. 입술과 혀의 병은 비장과 심장에 관련 있다고 보는데 이 둘을 분리하지 않고 하나로 묶어서 다룬다. 입술, 혀, 입안 등에 나타나는 각종 이상 증상별 치료와 예방책을 알아본다.



입술 색, 형태변화로 체크하는 건강이상


입술 색이 푸르다

건강한 사람의 입술은 촉촉하고 윤기가 나며 적당히 붉은 색을 띤다. 그런데 입술 색이 청색으로 변했다면 심장기능이 떨어졌다고 보면 된다. 몸에 어혈이 많이 뭉쳐있고 혈액에 산소가 부족한 것이 그 이유.

청색증(입술이나 손톱 등 피부나 점막이 암청색을 띠는 상태)도 심장질환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는데 뭉친 어혈을 풀어주는 치료나 민간요법을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TIP 영지버섯차나 향부자차를 마셔보세요

- 영지버섯차 :영지버섯 10g을 잘게 썰어 물에 살짝 씻는다. 그릇에 감초 3쪽과 물 6컵을 부어 센불에서 끓이다가 불을 줄여 30분 정도 달인다. 달인 영지버섯을 체에 걸러 마신다. 혈행을 개선하고 면역력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 향부자차 : 향부자 100g을 물에 씻어 물 400g에 넣고 물이 절반으로 줄 때까지 달인 후 식혀서 마신다. 향부자차는 탁해진 어혈을 풀고 혈액을 개선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



입술 색이 유난히 붉다

위 속에 열기가 많은 위화(胃火)의 상태이거나 감기나 결핵 같은 소모성 질환이 있어 열이 올라오면 입술 색이 유난히 붉게 된다. 어린아이가 감기로 고열에 시달릴 때 입술 색이 선홍색으로 붉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위화가 많은 체질은 배가 조금만 고파도 속이 쓰리고 아픈 증상이 나타나며 입 안이 헐기도 한다. 감기나 열을 동반하는 소모성 질환이 원인이라면 질병을 치료하고, 위화 체질이라면 화를 풀어 열을 내려주는 처방을 하면 도움이 된다.


TIP 간장차나 된장차를 마셔보세요

된장차는 물 200cc에 된장을 밥 숟갈로 반 숟갈 넣고 잘 으깨면서 저어준다. 간장차는 생수 200cc에 간장을 한 숟갈 넣고 저어준다. 이렇게 마시면 해독, 해열에 좋고 변비나 두통, 소화불량, 알레르기성 질환에 효과적이며, 얼굴에 뾰루지가 자주 날 때도 좋다.



입술 색이 창백하다

혈허증의 대표적인 증상. 기가 허하고 피가 부족하면 입술 색이 허옇게 변색된다. 이런 환자의 경우 눈 밑을 까보면 결막의 색깔도 희게 변해있다. 이런 증상이 지속되면 혈액 중 적혈구 수나 혈색소의 양이 감소하는 빈혈도 생긴다.


TIP 봉수탕이나 원지차를 먹어보세요

- 봉수탕을 만들려면 잣 30g을 준비해 고깔을 떼어내고, 땅콩은 50g을 준비해 껍질을 벗긴다. 카터에 잣과 땅콩, 꿀 2큰술을 넣고 갈아둔다. 여기에 뜨거운 물을 조금씩 넣으면서 분리되지 않게 섞어준 다음 먹는다. 기운을 돋우며 빈혈에 효과적이다.

- 원지차는 원지 100g을 씻어 물 400g에 넣고 물이 절반으로 줄 때까지 달인 후 식혀서 마신다. 빈혈에 효과적이고 몸이 약해졌을 때 먹으면 좋다.



입술이 트고 갈라진다

한방에서는 심(心)과 비(脾, 소화기를 주관)가 열을 받았기 때문에 입술이 터지거나 갈라져 허는 것으로 본다. 인체의 모터를 과열시키는 스트레스와 과로를 피하고 심장과 비장의 열을 풀어주는 치료를 하면 도움이 된다. 비타민 B2나 비타민 C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방법. 트고 갈라지는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TIP 대추차를 마셔보세요

대추 30개를 흐르는 물에 살짝 씻어서 물기를 뺀 후 씨를 도려낸다. 물 10컵을 붓고 센불에서 끓이다가 끓어오르면 중불에서 거품을 걷어내면서 끓인다. 대추를 손으로 만져보아 뭉그러질 정도로 푹 끓인 후 체에 걸러 잔에 담는다. 설탕이나 꿀로 식성에 따라 단맛을 조절해서 먹는다. 대추는 진심·진정작용이 강하다. 심장의 열을 내리고 정신적인 안정을 돕는다.



입술 주위에 물집이 잡히고 헌다

피로로 면역기능이 저하되면 입술 주위에 물집이 생긴다. 처음에는 입술 주위가 가렵고 따갑다가 한나절이나 하루 정도가 지나면 작은 물집들이 좁쌀처럼 여러 개 생긴다. 이것들이 터지면서 주위로 번져간다. 양방에서는 헤르페스라는 바이러스를 원인으로 본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면역기능이 튼튼한 사람의 몸에서는 아무 증상도 유발하지 않는다. 하지만 피곤하거나 감기에 걸려 면역기능이 떨어지면 물집형태로 나타난다. 물집은 입천장, 잇몸, 혓바닥 등에 생기는데 물집이 생기는 초기에 항바이러스 연고제를 발라주면 쉽게 치료가 된다. 하지만 완치는 안되고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시 재발한다. 물집을 강제로 터뜨리면 덧나서 고생하고 흉터까지 생길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TIP 삽주 뿌리나 인삼차를 마셔보세요

- 삽주 뿌리는 백출이라고도 한다. 백출은 세포의 면역 작용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 인삼 역시 사람의 원기를 도와주고 비위가 약한 사람의 위장기능을 보호하며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효과가 있다. 백출이나 인삼 뿌리 30g을 달여 하루에 2~3회 이상 차처럼 마신다.



입안·혀의 색, 형태변화로 체크하는 건강이상


입안이 헌다

심열(心熱)이나 비열(脾熱)이 있으면 입안이 자주 헌다. 물집 없이 그냥 구멍이 뚫리기도 하는데 심할 때는 그 크기가 1㎝ 이상이나 된다. 심열이란 심장에 열이 있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과로했을 때 생기는 증상이다. 비열은 소화기에 열이 있는 것을 말한다. 불규칙적이고 폭식하는 식사습관, 찬 음식을 잘 먹고 더운 음식을 싫어하는 식사습관, 자극적이거나 조미료가 많은 음식 또는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식사습관으로 생기는 증상이다.

심열로 인해 입안이 허는 경우라면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치료책. 증상이 가볍다면 이 방법만으로도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비열로 인한 경우라면 자극적이거나 기름진 음식물을 피하고 과식·폭식하는 식사습관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하루에 몇 번씩 입안을 헹구고 양치질을 해 구강을 청결하게 하는 것이 좋다.또 영양도 유의하여 비타민 등의 미량원소가 부족하지 않도록 한다.


TIP 토마토 주스, 고백반 가루, 가지꼭지 달인 물, 코코아 꿀반죽을 사용해 보세요

- 토마토에 들어 있는 비타민B2는 피를 깨끗하게 하고 루틴은 혈관을 튼튼하게 해준다. 그래서 토마토는 입안이 헐었거나 염증이 있을 때도 효과적. 그러나 토마토는 몸을 차게 하는 성질이 있으므로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안된다. 특히 손발이 차거나 체질이 허약한 사람은 날것을 많이 먹지 않도록 한다. 토마토를 갈아 만든 주스를 몇분 동안 입안에 머금었다가 마신다. 하루에 몇번씩 마시면 염증이 가라앉는다.

- 백반 100g을 프라이팬에 넣고 약한 불로 가열한다. 액체가 된 물을 그냥 놔두면 다시 고체가 된다. 이를 고운 가루로 만든 것이 고백반. 고백반 2g을 물 한컵에 녹여 이 물로 양치를 하거나 헌 부위에 발라주면 처음엔 몹시 쓰라리지만 하얗게 막이 생기며 살이 차 올라온다.

- 입 안에 염증이 생겼을 때 가지꼭지를 달인 물로 목안을 헹궈내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달일 때는 그늘에서 말린 가지꼭지를 쓴다. 가지꼭지 5~6개에 물4컵을 부어 그 양이 절반으로 줄 때까지 달인 후 굵은 소금을 조금 넣어 몇번 목안을 헹궈낸다. 약간 따뜻하게 데워서 쓰는 것이 좋다.

- 코코아 꿀반죽은 단맛이 나서 어린아이 입안이 헐었을 때 사용하기 좋은 방법. 꿀 2~3 큰술에 코코아가루를 조금씩 넣어가며 반죽한다. 된 죽처럼 만든 것을 입안의 상처에 바른다. 반드시 목안을 헹군 후 발라야 효과가 있다.



혓바늘이 돋는다

혓바닥에는 설유두라는 특수조직이 있는데, 여기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 혓바늘. 처음에는 빨갛게 붓다가 점차 노랗게 변한다. 피곤하거나 화를 많이 낼 때에 생기며 주요 원인은 심열(心熱)이다. 심장은 맥(脈)과 정신 활동을 주관하는데 그 반응이 혀에 나타난다.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열 증상이 나타나고 이는 혀에 악영향을 미친다. 혀에 좁쌀같이 붉은 것이 돋아서 쓰라리고 깔깔하다. 심열이 있으면 혓바늘 외에도 입안이 쓰고, 혀가 마른 땅 갈라지듯 갈라지기도 한다. 또 눈이 충혈되거나, 머리가 짓누르듯 아프고 술 마신 사람처럼 얼굴이 달아오르기도 한다. 가슴이 답답하고 짜증이 잘 나며 정신이 흐릿해지는 증상도 동반한다. 심열을 식혀주기 위해서는 고추·후추·겨자 등의 매운 음식이나 인삼·생강·닭고기 등 열이 많은 음식을 삼가고 가급적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TIP 생강, 오미자 물, 가지찜질을 해보세요

- 생강을 두껍게 썰어서 꿀에 발라 혓바닥에 문지르면 혓바늘이 없어진다.

- 수렴작용이 강한 오미자를 프라이팬에 볶아서 식힌 다음 곱게 빻아 가루를 낸다. 그 가루 3큰술을 용기에 넣고 물 한 컵을 부어 끓인다. 물이 잘 우러나면 식혔다가 이 물을 머금었다 뱉는다.

- 가지는 예로부터 구내염에 특효약으로 사용됐다. 입안이 헐었을 때나 혓바늘이 돋았을 때 가지 찜질을 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가지를 통째로 새카맣게 구워 가루 낸 것을 꿀로 개어 환부에 바른다. 가지 대신에 다시마를 써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프라이팬에 다시마를 넣고 뚜껑을 덮은 다음 약한 불에서 연기가 나지 않을 때까지 굽는다. 식으면 분말기에 갈아 가루로 만들어 혓바늘이 돋은 곳에 바른다.



입안이 마른다

스트레스로 근육이 긴장되면 골격근 내의 침샘작용이 저하돼 입이 마르는 증상이 나타난다. 노화로 침샘 기능이 약해졌을 때나 고혈압치료, 항이뇨제 등 약물을 복용한 경우에도 구강 건조증이 나타난다.

타액은 입을 통해 들어오는 공기나 음식물에 있는 각종 유해 세균을 죽이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타액이 잘 나오지 않으면 다른 장기에도 각종 염증이 발생하기 쉽다. 타액이 마르면 침이 걸쭉해지고 끈적거리는 등 불쾌감이 생긴다. 과로나 스트레스 외에 소화기 질환이나 당뇨병·비타민결핍증 등도 원인이다.

입안이 마르면 입술이나 혀·입안의 점막도 상하기 쉽고 미각이 감퇴하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몸안의 수분 즉, 진액이 부족해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비위가 허약하면 진액이 입으로 상승하지 못해 진액이 부족해진다. 선천적으로 비위가 허약하거나 평소 좋지 않은 식습관을 가졌거나 과로나 스트레스를 받은 경우 몸안의 진액이 부족하게 된다.


TIP 혀 체조를 해보세요

몸의 상태가 좋으면 타액선의 분비가 순조롭다. 이때의 침은 알칼리성이다. 알칼리성의 침은 체내의 칼슘 효율을 높이며 혈액까지 알칼리성으로 만들어 병의 치료와 예방에 도움이 된다. 그런데 몸 상태가 나쁘면 타액이 산성으로 변해 타액의 분비가 적고 구토가 일어나며 입맛도 쓰다. 혀끝으로 잇몸을 쓰다듬는 혀 체조를 실시해 보자. 입안 구석구석 혀를 상하좌우로 굴리며 혀 체조를 해주면 구취도 없어지며 입 마름에 따른 불편을 완화시킬 수 있다.



설태가 낀다

혀를 쑥 내밀어 거울에 비춰보면 발그레한 표면에 하얗게 이끼 낀 것 같은 부분이 보인다. 혀의 표면에는 사상유두라고 하는 실처럼 생긴 작은 돌출부분이 있다. 사상유두는 벨벳처럼 부드러운 조직인데 이 주변에 구강에서 떨어져 나온 점막과 음식물 찌꺼기, 타액, 미생물, 입안에 살고 있는 세균들이 들어붙어 쌓인 것을 설태라고 한다. 설태는 정상적인 사람에게도 있고 어느 정도는 정상적인 구강의 기능을 운영하기 위해 필요하다. 또 설태가 하얀색으로, 얇고 고루 덮여 있어야 건강하다고 할 수 있다. 피로할 때나 자고 일어나 입안이 건조할 때 자주 발견된다.

건강이 좋지 않으면 평상시보다 더 두껍게 앉는다. 소화기 계통에 문제가 생기면 설태가 두터워지고 색깔도 황색에서부터 회갈색으로 변색된다. 만일 위에 열이 있다면 속이 쓰리거나 화끈거리고 입이 마르면서 황갈색 설태가 낀다. 수분대사의 기능 저하로 소화기의 장애가 생겼다면 흰색 설태가 두껍게 낀다.

만일 혀의 중앙부분에 누런색의 설태가 두껍게 앉았으면 위염이나 장염일 가능성이 높고 가장자리에 누런 설태가 두껍게 끼었다면 간염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간혹 까만 흑태가 끼기도 하는데 이것은 건강이 몹시 좋지 않다는 적신호이므로 바로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

또 혀 주위에 ‘치흔’이라고 해서 이빨 자국이 뚜렷이 나타나면서 백태가 끼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소화기 장애와 더불어 비위 기능도 약해졌음을 뜻한다. 설태는 구취의 주요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설태를 제거하기 위해 양치질을 할 때 칫솔로 혓바닥을 박박 긁는 것은 별로 효과적이지 않다. 설령 없어지더라도 수분 혹은 수시간 후에 다시 나타난다.


TIP 석류열매즙으로 혀를 헹궈보세요

석류 열매 한두 개를 부숴 뜨거운 물에 담그거나 가볍게 달인다. 식혀서 그 즙으로 입안을 헹구어 내면 설태로 인한 입 냄새를 제거할 수 있다.